[매일경제]한국 빈곤층 50년간 도운 日 '숨은 영웅'

작성자
asiapa
작성일
2017-03-02 11:32
조회
162

한국 빈곤층 50년간 도운 日 '숨은 영웅'


80대 노무라씨 “한국에 미안” 청계천 빈민에 8억 지원
‘제1회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 최고 실천가로 선정



매일경제 2015-04-20일자
news.mk.co.kr


“청계천 빈민 구제 활동만으로 속죄의 여행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은 여생 더욱 겸허하게 한국인들을 통해 배우고, 서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 대한 봉사로 보낸 노무라 모토유키 씨(84)는 여전히 열정이 넘치는 말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일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 사무국에 따르면 노무라 씨는 오는 22일 아시아 최초로 창설된 ‘제1회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에서 최고 실천가에게 주는 ‘올해의 필란트로피스트’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필란트로피(Philanthropy)’란 박애주의를 가리키는 말로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간·재능·재원을 기부하고 이같은 문화를 확산하는 정신이다. 기부와 봉사, 참여, 모금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자선(Charity)보다 더 폭넓은 개념으로 사용된다.

노무라 씨는 “한국의 여러분께서 늘 저를 따뜻하게 받아주시고 속죄를 구해오던 제 인생 말미에 이런 영광과 명예를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일본 내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목격하면서다. 그는 “5살 때부터 교토에서 살았는데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멸시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뭔가 잘못됐다는 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특히 195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목격한 일본 식민 잔재와 6·25전쟁 이후의 참상은 그의 마음 속을 반성과 속죄의 감정으로 가득 차게 했다.

결국 노무라 씨는 1973년 다시금 한국 땅을 밟았다. 청계천 빈민가의 참상을 목격한 그는 도쿄의 자택까지 파는 등 사재를 몽땅 털어 빈민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청계천 도시빈민을 돕기 위해 일본은 물론 독일, 뉴질랜드 등에서도 지원을 호소하고 나셨다. 그가 당시 청계천 빈민들에게 지원한 돈은 7500만엔(약 8억원)에 달했다.

그는 위안부 소녀상을 찾아 속죄하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지금도 한국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의 장애 아동을 돕는 일에도 적극 동참하며 국경을 넘어 필란트로피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의 여성 필란트로피스트상은 ‘우물 할머니’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노국자 씨(74)가 수상할 예정이다. 교사로 지내다가 퇴직한 그는 우연히 아프리카 여행 중 물이 없어 고통 받는 아이들을 보고 봉사 활동에 나섰다. 2006년부터 10년 째 활동 중인 그는 ‘우물 할머니’라는 이름을 내걸고 그간 1500명의 후원자를 모아 1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했다. 모인 돈으로는 케냐, 모잠비크, 짐바브웨이,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각지의 외딴마을에 19개의 우물을 기증했다.

올해의 펀드레이저 상에는 ‘난치병 아이 소원들어주기’ 프로그램으로 기부금을 10배 이상 늘린 메이크어위시재단 이광재 사무국장이 선정됐다. 올해의 NPO상은 소외계층 교육멘토링을 해온 사단법인 드림터치포올, 청소년 필란트로피스트 상은 ‘캄보디아의 어려운 가정에 배 보내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460명을 기부에 참여하도록 한 경기 부천 덕산고의 김소희 양이 받을 예정이다.

APA는 소명의식과 열정으로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숨은 영웅’들을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70인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연해 창설했다. 기업이나 정부 지원 없이 독립적인 비영리 기구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사회투자, 푸르메재단, 기아대책,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등 참여기관도 다양하다. APA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수 주교는 “비영리 분야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만들어 기부자와 봉사자들을 칭찬하고 감사하는 장을 마련하는 시도는 아시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필란트로피 실천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릴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